저는 천성이 설명을 좋아하며 만연체의 글을 즐기는 사람입니다.
짧은 시간안에 농축된 소화가능한 정보를 전달해드리는 것이 유튜브, 동영상 시대의 트렌드이긴 하지만, 진실은 결코 세 줄 요약으로 전달할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통증질환 각론은 확실한 정보들만 줄글로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읽어보시겠지요 ㅎㅎㅎ
편타성 손상, 채찍질 손상이란?
鞭 채찍 편 打 칠 타
편타성 손상, 채찍질 손상, Whiplash Injury란 "경추부에 가속-감속기전에 의해 충격이 가해지면서 골 또는 연부조직에 손상이 발생한 것"을 말합니다.
풀어서 이야기하면 "외부의 충격으로 목이 빠르게 움직이다가, 경추 관절의 가동범위에 걸려서 급속한 감속이 이어지며 그 충격을 목 뼈나 주변 조직이 받게 되어 발생하는 손상"입니다.
이 과정이 채찍을 휘두르는 것과 유사하기 때문에 편타손상, 채찍질 손상, whiplash injury라고 부르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발생하게 됩니다.
편타성 손상 관련 장애(WAD; Whiplash-associated disorders)는 편타성 외상 이후에 발생하는 머리, 목, 어깨, 팔의 통증과 그 이외의 다른 임상양상을 총칭하는 용어입니다.
편타성 손상의 정도는 어떻게 평가할까요?
* 이학적 검사(physical examination);
- 시진, 타진, 촉진, 청진 등으로 환자의 질병 및 이상 유무를 진단하는 방법
- 근골격계의 이학적 검사는 대표적으로 관절가동범위(ROM)를 체크하는 것이 있으며
- 관절, 신경에 따라 병리에 따라 특수화된 검사법들이 있다.
- 골절과 탈구의 진단은 두가지 각도 이상에서 찍은 x-ray를 통한 검사가 가장 뚜렷하나
- 소리굽쇠나 압통, 임상증상등을 이용한 판단도 가능하다. (숙련도 필요)
편타성 손상의 증상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손상의 평가와 연결지어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1. 목이 아프다.
너무 당연한 증상입니다. 경추의 손상이니 목이 아플 수 있겠죠.
2. 목 주변이 아프다.
역시나 마찬가지입니다. 목이 급격한 가속-감속을 걸쳐 손상을 받으니 목에 붙어있는 어깨, 승모근, 견갑골 사이, 상부흉추 등도 같이 아플 수 있습니다.
3.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다.
척추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신경계를 보호하는 것입니다.
경추의 손상에 그치지 않고 손상이 신경계까지 침범하는 경우 신경학적 증후가 나타납니다.
감각이상, 근력저하, 심부건 반사(DTR) 소실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심부건 반사(DTR; Deep tendon reflex)는 근육의 길이가 급속하게 길어지게 되면 근육의 손상을 막기 위해 급격히 수축하게 되는 반사작용을 말합니다. DTR은 근복부에 위치한 근방추(muscle spindle)세포에서 감지하여 일어나게 됩니다.
상위 운동신경원의 문제에서는 DTR이 항진이 되고
하위 운동신경원의 문제에서는 DTR이 저하가 됩니다.
흔히 척수 영역을 상위운동신경원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으나, 상위운동신경원은 대뇌피질의 운동영역을 의미합니다.
DTR의 저하와 항진은 임상적으로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만만해보이지만 생각보다 깊은 숙련도를 요하는 검사입니다.
4. 기타 증상들
측두-하악관절 장애(= 턱관절 장애)
두통, 어지럼증, 구역감, 이명
연하곤란, 청력저하(소실), 시각장애, 기억소실
우울증, 급성스트레스장애, 공포 회피증
엑스레이에서는 뭘 봐야 되요?
엑스레이 검사는 골절과 탈구 등을 감별해내는데 가장 기본적이고도 강력한 진단검사입니다.
사실 이 부분은 병원가서 담당 의료인을 통해 진단받으시면 됩니다.
믿으세요.
그래도 뭐 알아둬서 나쁘실 건 없겠죠?
해부학에서 인체의 전면을 Anterior, 후면을 Posterior이라고 합니다.
AP view란 앞뒤를 관통해서 찍은 사진, 즉 정면 샷입니다.
사진상에서 인체 정중선에 Spinous Process라고 적힌 부분이 바로 극돌기입니다.
사진에서 pedicle이라고 표현된 부분이 척추궁, 척추뼈고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엄밀히는 pedicle과 lamina가 합쳐져야 vertebral arch가 됩니다만... 제가 가져온 사진이...)
AP view에서는 우선 이 극돌기와 척추궁, 외측부의 횡돌기(transverse process)가 이루는
정렬(alignment)을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Lateral이란 해부학 용어로는 측면을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LA갈비의 LA도 Lateral Axis의 약자입니다. 갈비를 어떤 방향으로 자를거냐, 하는 이야기입니다.
Lateral view란 측면에서 찍은 사진을 말합니다.
여기서는 척추체(vertebral body)의 전면경계선과 극돌기의 정렬을 보시면 됩니다.
Oblique view는 사선으로 찍은 사진을 이야기합니다.
그림에서 보다시피 경추의 위-아래 관절은 관절돌기(articular process)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관절면의 각도가 45도 정도의 사선으로 되어있는것이 보이실겁니다. Oblique view는 바로 이 관절면의 상태를 보기에 용이합니다.
흔히 말하는 실금이 간 것을 볼때도 많이 봅니다.
골절은 다양한 각도로 보는게 좋거든요.
측면 촬영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경흉추 이행부의 탈구, 아탈구도 살펴보아야합니다.
경추 1번과 2번은 굉장히 특이한 구조를 가집니다.
Open mouth view에서는 입을 벌리고 경추 1번과 2번의 이상, 특히 C2의 dens, odontoid process의 골절(fracture)을 살펴보게 됩니다.
아래 영상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https://youtu.be/Q9J97pVd2w0
편타성 손상의 치료법
1. 자연치유
가만히 있어도 낫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수개월에서 수 년 걸려서 그렇지.
편타성 손상은 대부분 자연치유가 됩니다.
단, 얼마나 빠르고 효과적으로 나을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치료의 목표를 잡을 때는 증상의 소실 정도 뿐 아니라, 목표달성 시간까지도 고려해야 합니다. 감기 치료에서 많이들 하는 말이 치료를 받으면 2주, 받지 않으면 15일 간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스개 소리지만 감기치료의 어려움, 감기처럼 정상상태에서는 무조건 낫는 병의 치료목표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을 생각할 수 있는 문구 같습니다.
아래는 편타손상(Whiplash Injury)에 대한 리뷰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정확한 수치를 외울 필요는 전혀 없고, 그냥 가볍게 슥슥 훑어보세요.
편타성 손상 관련 장애는 자연 치유된다고 알려져 있다.
Schofferman 등은 경부 통증은 수상 후 3개월에 56%, 6개월에 30%, 12개월에 24%, 24개월에 18%로 감소한다. 이중 영구적 장애를 유발하는 경부통증은 5-7%에서 잔존한다. 한국에서 시행한 연구에서는 편타성 손상으로 진단 받은 환자 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3주간의 치료 후 퇴원시 전체의 18.8%에 서만 보조기가 필요할 정도로 회복이 되었다.
만성 통증은 6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로 정의되는데, 만성 통증의 발생빈도에 대해서는 14%에서 88%로 논란의 여지가 있다. 만성 통증으로의 이환을 방지하기 Spitzer 등은 수상 후 6주 이상 지속되는 Grade I 또는 12주 이상 지속되는 Grade II, III 편타성 손상에 대해서는 척추 전문의, 신경, 정신과 전문의 등과의 협진을 권유한다.
2. 보존적 치료
보존적 치료란 쉽게 말해서 수술이 아닌 치료를 말합니다.
척추 문제에서 수술은 첫번째 선택지가 아닙니다. 척추 문제가 있으면 수술을 하는 장면이나 하지 마비등이 떠오르는 것은 실제 매뉴얼과는 다른 만들어진 이미지입니다.
특히 척추 수술은 실손보험이 적용된 이후, 지속적으로 과잉진료로 이슈가 되는 수술입니다. 가치 전도현상의 대표적인 예라고 생각합니다. 과잉진료를 피하는 방법은 전문지식의 불균형이 있기 때문에, 결국은 운이 좋아 착한 의사를 만나는 것이 답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척추 수술 적응증에 대한 정보가 있다면 한 턴 정도는 과잉 진료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겠지요. (물론 인터넷에서 읽은 정보만 가지고 담당 의료인의 의견을 무시하는 행위는 있어서는 안되겠습니다. 특히 인체에 대한 판단은 변수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아래 기사는 참고용입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health/748250.html
3. 수술적 치료
그러면 목, 경추의 문제에서는 수술을 언제 해야 할까요?
골압박성 경추신경병증이란 신경압박이 골조직, 뼈에 의해 일어난 경우를 말합니다.
당연히 그런 경우에는 압박을 줄여주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겠지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서는 골절에 준하는 강도의 손상)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보존적 치료가 수술적 치료에 비해 치료율이 결코 떨어지지 않습니다.
더구나 수술적 치료는 침습적 치료로, 수술이 필요한 부위까지 들어가는데 조직손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유착을 비롯하여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남을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신경학적 증상이 두드러지지 않는 경우라면 우선은 보존적 치료를, 신경학적 증상이 있더라도 뚜렷한 수술 적응증이 아니라면 보존적 치료를 우선 시행하면서 경과를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근데 혼자 판단하지는 마시고 그냥 병원 가셔서 진료받으시고 따르시면 됩니다. 조금 미심쩍으면 다른 병원도 들러보시구요... 좋은 의사 만나는 방법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 한의원에서 받을 수 있는 치료는?
한의원 치료는 대부분 보존적 치료입니다.
한의원에서 받을 수 있는 보존적 치료가 아닌 치료로는, 도침치료 등이 떠오르네요.
교통사고 치료는 한의원 치료가 굉장히 우수합니다.
침구치료
침구(鍼灸)치료란, 침과 뜸 치료를 합쳐서 부르는 것입니다.
침 치료는 연부조직의 긴장을 풀고 통증을 제어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치료방법입니다. 무엇보다도 출혈, 통증, 멍 정도 이외에는 특별한 부작용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물론 폐나 신장 등 장기 실질을 찌르면 큰 부작용이 생기겠지만... 제가 뭐 청부살인업자도 아니고 거기까지 찌를 일이... 또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경흉추부, 체간부에서는 미리 자침의 깊이를 4cm 정도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더욱 깊이 들어갈때는 해부학적 랜드마크를 기준으로 하여 필요한 만큼만 자입하고 있습니다.
뜸 치료는 한증(寒證)이 있을 때 더욱 효과적입니다. 근골격계 통증에서는 대표적인 증상으로 만져보면 차갑다, 냉감이 느껴진다, 이외에 한기에 접촉시 통증이나 증상이 심해진다 가 있습니다. 특히 인대의 손상에서 뜸 치료나 온침 치료가 효과적입니다.
부항치료
부항(附缸)치료란 항아리(缸)를 붙이는(附) 치료라는 뜻입니다.
음압을 이용하여 피부에 항아리 형태의 도구를 붙이는 것입니다. 부항을 붙이고 수 분간 그 상태를 유지시키는 유관법 이외에도 불을 이용한 섬관법, 오일을 바르고 부항을 움직이는 주관법 등이 있습니다.
사혈 이후에 피를 뽑는 방식을 습부항, 뽑지 않는 방식을 건부항이라고 합니다.
한약치료
편타성 손상 이후에는 풍한습(風寒濕)을 제거하는 한약을 많이 사용합니다. 여기서 풍한습이란 저리고, 시리고, 무겁고 뻐근한 증상을 이야기합니다.
한약치료는 통증치료에서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자동차 사고 후유증에 사용하는 한약의 진가는 통증 이외의 합병증 치료에서 나타납니다. 정해진 처방이 아니라 일반 탕약이 자동차보험으로 보장되기 때문에, 어지럼증, 두통, 구역감 뿐 아니라 우울감, PTSD 등의 정신적 문제까지 굉장히 넓은 범위를 커버할 수 있습니다.
심각한 문제가 있지 않다면 일반적으로 21일, 3주분량까지는 자동차 보험을 통해 부담금없이 한약치료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추나치료
추나치료는 한의사가 손으로 시행하는 모든 도수치료를 말합니다. 카이로프랙틱, 오스테오파시, MET, CST, 롤핑 등 굉장히 다양한 영역이 있습니다.
편타성손상에서는 쓰러스트(thrust)를 포함한 테크닉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관절염이나 염좌는 쓰러스트의 금기사항입니다.주로 MET나 관절가동술, 견인치료 등을 이용해 관절가동범위를 찾아주는 방법을 많이 사용합니다.
약침치료
약침은 한약재를 추출한 약침액을 체내에 주입하는 치료법입니다. 주로 어혈을 제거하고 항염증 효과가 있는 약침을 많이 사용합니다.
봉독(BV)을 이용한 치료도 굉장히 효과적입니다. 단, 봉침 치료는 항상 위험성(아나필락시스 쇼크)이 있을 수 있으니 테스트 용량부터 시작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근골격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추의 골절 (0) | 2020.09.15 |
---|---|
전방십자인대 재건술 ACL reconstruction (0) | 2020.09.14 |
발가락의 굴곡과 신전; 발 모양 관찰하기 (0) | 2020.09.11 |
뭉친 어깨가 풀리지 않는 진짜 이유 (feat. 상부승모근) (0) | 2020.09.10 |
골반/엉덩이 피부가 아파요 - 흉요추연접부증후군(Maigne syndrome) (0) | 2020.09.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