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선 수술 여부는 수술 병원에 가서 전문의 분의 판단에 따르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블로그 글만 보고 판단하시면 안됩니다.
척추전방전위증, 무엇?
우선 척추전방전위증이 무엇인지부터 알아봅시다.
요것이 척추 전방전위증입니다. 영어로는 spondylolisthesis라고 합니다.
왜 영어도 알려드리냐면, 간혹 영어로 진단명을 적으시고 설명해주지 않으시는 의사분들이 계셔서 그렇습니다.
우선 위의 그림을 보시면, 화살표 된 부위의 척추가 앞쪽, 그림상으로는 왼쪽으로 삐져나온 것이 보일 겁니다. 앞쪽(전방)으로 척추가 이동(전위)했기 때문에 전방전위증이라고 부릅니다.
왜 척추가 앞으로 갈까요?
척추 전방전위증(spondylolisthesis)은 척추 분리증(Spondylolysis)이 선행됩니다.
그림에 보이는 부위가 퇴행성 변화 등으로 끊어지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 허리 척추뼈가 앞으로 밀려나게 됩니다.
자연히 신경의 압박, 협착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척추전방전위증, 진단은?
엑스레이에서는 측면으로 찍었을 때, scotty dog이라고 부르는 특징적인 모양을 찾게 됩니다.
요추마다 멍멍이처럼 생긴 부위가 있는데요. 이 멍멍이의 목이 끊어지면(!) 척추 분리증으로 진단하게 됩니다.
척추전방전위증(spondylolisthesis)은 대개 4단계로 나누어서 봅니다.
원래 척추뼈에 비해 얼마나 앞으로 튀어나왔는지 하는 것인데요.
25% 기준으로 잘라서 4단계로 판단하게 됩니다.
그러면 척추전방전위증의 증상은 어떨까요?
증상이 없을수도 있고, 신경학적인 증상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정도가 심한 경우 마미 증후군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매우 다양하다는 것...
추간판탈출증과 마찬가지로 영상의학적 진단만으로 치료계획을 잡지는 않습니다.
척추전방전위증(spondylolisthesis)의 치료는 어떻게 할까요?
우선 보존적 치료가 있습니다. 보존적 치료는 휴식, 침치료, 추나치료, 주사치료 등 비침습적이거나 가역적인 치료법들을 말합니다. 특히 모든 요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휴식, 누워서 쉬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수술적 치료가 있습니다.
척추가 분리되어 밀려난 것이니, 척추를 연결시켜주는 것이 개념적으로는 완치에 가깝겠지요.
그러나 우리 목표는 허리를 잘 사용하는 것이지, 붙어있는 허리 사진을 보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이 아닙니다. 척추전방전위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을 하지는 않습니다.
해리슨 내과학 17판에 따르면 척추전방전위증의 수술 적응증은 아래와 같습니다.
- 1년 이상 증상이 지속되거나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 진행성의 신경 결손이 있는 경우 : 점점 더 심해지는 신경학적 증상
- 50% 이상 전위된 경우
- 요추부의 측만이 관찰되는 경우 : 기계적으로 불안정함
일단 grade 3, 4인 경우나 측면의 이탈이 보이는 경우는 수술을 적용할 수 있겠습니다.
증상이 없는데 사진만 가지고 수술을 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증상이 있더라도 grade가 낮으면 우선 보존적 치료를 1년간 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엑스레이는 그다지 부담스러운 검사가 아니니, 꾸준히 추적관찰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 분은 21년에 요통으로 내원하신 분입니다. (개인정보가 특정되지 않으니 공유해도 상관없는 것으로 아는데, 문제가 되면 삭제하겠습니다.)
대략적으로 재어보니 grade 1에 해당하고, 파행을 포함하여 심각한 수준의 신경학적 증상은 없었습니다.
꾸준히 보존적 치료 받으면서 증상을 보자고 했습니다.
얼마전에 다시 오셨습니다. 꾸준히 받자고 했는데, 거의 1년 8개월만에 오셨습니다.
얼마 전 엑스레이 찍고, 수술 이야기 들으셨다고 합니다.
단순 요통이었는데, 앉아있다가 일어설 때 발바닥을 떼기 어렵고 발바닥이 저리다고 하십니다.
다행히 grade는 변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신경학적 증상이 언제부터 지속되었는지는 환자분이 파악하지 못합니다.
다만 일상생활이 불가할 정도의 통증이 아니고, 전방전위의 상태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보존되어있으며, 무엇보다 환자 본인이 수술을 원치 않으므로 증상을 꾸준히 f/u하며 3개월 가량 보존적 치료를 시행해볼까 합니다. 초기에 신경학적 증상이 없었을 때 꾸준히 치료받으셨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는 분입니다.
개인적인 경험상 요통에서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한약을 같이 병행해야 효과를 잘 봅니다. 특히 척추분리증, 협착증, 디스크 등 기질적인 원인이 뚜렷해보이는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침이나 추나 등으로 좋아지더라도 오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휴식이 잘 이루어진다면 상관없을 듯 한데, 잘 쉴 수 있는 사람이 없죠 ㅠㅠ 특히 많이 써서 허리가 아픈 사람의 생활환경이 어떨지는 뻔한 거라서요.
가장 선호하는 치료 조합은 추나치료 + 한약 조합으로, 문제가 되는 신경의 가동술과 함께 한약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물론 약침치료도 좋으나, 내가 아직 약침 실력보다는 추나실력이 조금 더 나은 상태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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