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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한의학에 관심있는 일반인들을 위한 한의학 공부 접근법 - ②

by KMDK 2022. 4. 29.

대략 1년전 배설한 글에 꾸준한 유입이 있는 것 같습니다.

 

https://omdgaba.tistory.com/109

 

한의학에 관심있는 일반인들을 위한 한의학 공부 접근법 - ①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은근히 이런 것들을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저한테 여쭤보시는 분들은 비 한의사시구요. 목적은 다양한 것 같습니다. 대체로 '호기심'이 많으신

omdgaba.tistory.com

그래서 오랜만에 이 주제를 이어가보려고 합니다.

 


우선, 어떤 한의학에 대해 이야기할지를 우선해야겠습니다. 이전 글에서 논한 바 있듯이, 한의학의 경계를 먼저 잘 정의하고 들어가야 합니다.

 

사실 이 부분은 한의사들 사이에서도 잘 정립되어있지 않습니다. 한의학이 가지는 연속성을 생각해야 하는데요. 갇힌 세계관에서 동북아 지역의 주류의학으로 존재하던 시기와 현재의 한의학은 차이가 있지요. 그러면 자연히 생기는 문제가 현대의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생긴 열매는 한의사의 몫이냐, 의사의 몫이냐, 과학자의 몫이냐는 것입니다. 사실 이 부분은 학문을 하고 임상을 하는 입장에서는 그다지 중요한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분히 정치적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한의사들이 하고 있는 추나는 전통적인 방식의 추나라기보다 미국의 osteopathy 등의 수기의학이 한국으로 유입되어 변형된 것에 가깝습니다. 다이어트 한약의 처방구성은 전통적인 한약 구성이 아닙니다. 시기적으로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전통적인 세계관에서는 비만이 부유한 몇몇 사람들의 특성이었을 뿐, 사회적인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비만은 전쟁보다 많은 사람을 죽이고, 삶을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대중적인 이미지가 어떻든간에 말입니다.

 

현대의 한의사들에게 물어보면 한자로 된 혈자리보다, 어떤 근육을 자극할지를 더 빠삭하게 꿰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현대적으로는 해부학적인 교육을 정밀하게 받고, 침을 놓으면 근육과 신경을 자극하게 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아래의 그림을 보면 견봉(acromion of scapula)과 상완골의 대결절(greater tubercle of humerus) 사이에 혈자리가 하나 있습니다. 이것이 견우(肩髃)혈입니다.

 

태평성혜방 등에서는 '肩髃 肩端兩骨陷中.'이라고 표현합니다.

WHO/WPRO 표준경혈위치. 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 저. 한국한의학연구원 등 공역. 엘스비어코리아. 2009년

 

이렇게 肩端兩骨陷中이라는 표현을 보다 현대인이 이해하기 쉽게 표준 해부학 용어로 바꾸어서 공부합니다.

 

동의보감에 보면 "肩不可動, 臂不可擧, 肩髃, 巨骨, 淸冷淵, 關衝"라고 합니다.

어깨를 움직일 수 없고 팔을 들어올릴 수 없을 때 견우혈을 사용하라고 하는데요.

팔을 들어올리는 근육은 극상근과 삼각근입니다. 끝 범위로 가면 쇄골하근이 작용합니다.

 

극상근이구요.

 

삼각근입니다.

 

견우혈의 침 자극으로 두 근육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현대적인 지식이 더해진다면 자극 목표를 더 정밀하게 할 수 있겠습니다.

 

 

옥룡가에 나오는 구절도 살펴보겠습니다.

肩端紅腫痛難當, 寒濕相爭氣血狂, 若向肩髃明補瀉, 管君多灸自安康

 

어깨가 붉고 부어오르며 아플 때, 외부의 한습이 서로 싸워 기혈이 어지러워진 것이니 견우혈을 쓰라는 것입니다.

외부의 한습(寒濕)이라니, 습도가 우리 관절에 영향을 준단 말인가요?

 

점액낭염(bursitis)과 관련된 것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위치적으로 subacromial-subdeltoid(SASD) bursa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SASD 점액낭염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은 아래와 같습니다.

 

  • 만성 점액낭염
  • 급성 감염
  • 외상성

급성 감염병은 열독(熱毒) 등으로 표현되며, 외상성 손상 또한 박타(撲墮) 등의 표현으로 따로 분류됩니다.

대개 통증성 질환에서 한습(寒濕)이란 춥고 습한 날씨에 반응하는 근골동통을 이야기합니다. 외부의 나쁜 기운 중 차갑고 습한 기운을 가진 것이 우리 몸에 침입하여 생기는 증상으로 간주했던 것이죠. 이것은 사실일까요? 엄밀한 사실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예 없는 이야기 또한 아니죠. 차가운 곳에 웅크리고 노숙을 해보시면 온 몸이 두들겨맞은 듯 아프게 느껴질 것입니다.

 

아무튼 몸의 표면이 부어있으면 바깥의 온도 변화에 민감해집니다. 그리고 견우는 부어있는 점액낭에도 접근하기 좋은 위치입니다. 현대적으로는 멸균된 침과 니들을 활용하며, 황련해독탕 등의 한약 추출물을 주사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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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런 내용들은 한의학일까요, 서양의학일까요? 아니면 그들이 주장하는 현대의학일까요?

이 부분이 매우 애매한 지점입니다.

 

한의학을 무엇과 분류하느냐가 한의학을 바라보는 관점을 드러내줍니다.

서양의학과 대비시키는 사람은 한의학이 특정 지역에서 만들어온 역사적 맥락을 보는 것입니다.

현대의학과 대비시키는 사람은 한의학을 시대적 한계를 가진 무엇으로 보는 것입니다. 현대의 발전과 분리시키겠다는 의도입니다.

 

어떻게 보아도 상관없습니다. 인체와 질병은 현상으로서 그저 거기에 있을 뿐이니까요.

그러나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어떤 집단이 이익을 보고, 어떤 집단의 입지가 약해지고, 어떤 사람들은 심리적 우월감을 챙길 수 있다는 점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분히 정치적입니다.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자연스럽지요. 원래 사람이 그런 생물입니다.

다만 제가 관심을 가지는 분야는 아닙니다. 아마 한의학을 공부하고 싶어하는 비전공자분들도 이런 부분에 관심이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앞으로 한의학이라는 오래된, 그러나 새로운 사고체계에 대해서 가볍게 알아볼 것입니다.

그를 위해서 아래의 범주를 모두 종합하여 설명하게 될 수 있습니다.

 

  • 청나라 이전까지의 한의학
  • 현대의 한의사들이 사용하는 사고방식과 치료법
  • 그와 관련이 있는 모든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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