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에 가스가 차는 이유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 들어가기에 앞서, 정확한 진단은 반드시 의료인과의 진료를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자가진단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궁금증 해소를 위한 것이지 정확한 진단을 담보하지 않습니다.
배에 가스가 차는 증상을 '팽창감', 또는 '팽만감'이라고 합니다.
#1. 장 폐색 Intestinal obstruction
소화관의 일부 또는 전체가 막힌 것입니다.
수술 후 협착(서로 달라붙는 것)이나 종양 등으로 막히는 경우 → 기계적 폐색 (수술을 요할 수 있음)
혹은 장 운동이 저하되는 경우 → 마비성 폐색
증상 : 오심, 구토, 복통, 팽만, 변비, 가스배출 장애
이런 느낌으로 붓습니다. 실제로 붓구요.. 타각적인 증상입니다.
* 한의학에서는 이 정도 되면 창만脹滿이라고 분류합니다. 보통 배가 더부룩하고 가스가 찬다고 하면 비만(痞滿)으로 분류합니다.
x-ray만 찍어봐도 어느정도 확인이 됩니다.
장 폐색증의 엑스레이 예시입니다.
이런 식으로 장 폐색이 진단되면 그 원인을 찾기 위해 내시경, CT 등을 추가로 진행하게 됩니다.
어지간하면 보존적 치료(비수술적 치료)가 가능한데, 경우에 따라 수술을 해야할 수 있습니다. 이 판단은 직접 진료를 본 전문의가 내려야 합니다.
보다 일반적인 경우들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2. 소장 내 세균 과증식 SIBO (small intestinal bacteria overgrowth)
보통 편하게 SIBO(시보)라고 부릅니다.
소장은 원래 세균이 많이 사는 곳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위산을 거쳐 내려가는 공간이기 때문에 어지간한 세균은 다 죽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세균이 많이 살게되면 얘네가 또 가스를 만듭니다.
가스가 많이 만들어지니까 트림도 잦고 배도 빵빵하게 아픕니다. 아무래도 부위상 윗배가 더부룩하고 빵빵한 경우에는 SIBO의 가능성이 더욱 높은 것 같습니다.
진단은 락툴로오스를 먹인 후 호흡 샘플을 분석하는 방법, 소장 내의 장액을 배양하여 세균의 종류와 수를 측정하는 방법 등등이 있습니다. 근데 굳이 확진을 받을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치료를 해보고 생활 습관을 바꾸어보고 개선이 된다면 SIBO였구나...하고 짐작해도 됩니다.
임상적으로 가스가 항상 차있다고 호소하는 사람은 대부분 SIBO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제 의견입니다)
SIBO의 다른 증상들로는 설사(IBS; 과민성대장증후군을 포함), 오심(토할 것 같은 느낌), 관절통, 우울증, 여드름/습진, 피로감, 체중의 감소 등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원인은 저산증입니다. 위산은 기본적으로 세균을 없애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위장내의 산도가 높아지게 되면(pH 증가, 산성 감소) 위장과 가까운 십이지장, 소장에서 세균이 증식하기 쉬워집니다. 그리고 위장내의 산성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원인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입니다. 그런데 이미 제균치료를 할 정도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도 있었다면... SIBO의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SIBO의 생활 관리]
1. 저산증의 교정 - 식후 식초 등 산성이 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도움을 줄 수 있다.
2. 정제당 끊기(가장 중요) - 가공된 당분은 진균(곰팡이)이나 세균의 좋은 먹이가 될 수 있다. 역으로 섬유질과 지방을 많이 먹는 식단이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나 비수용성 섬유질은 소장에 음식이 머무르는 시간을 줄여 세균의 증식을 방지할 수 있다. 설탕(과일이나 주스 포함), 전분(감자 등), 수용성 섬유질, 밀가루(글루텐) 등등도 끊는 것이 좋다. 야채는 익혀먹는 것을 추천.
3. 프로바이오틱스 / 프리바이오틱스 : 정상적인 장내세균총 환경을 만들어주면 되는데... 프로바이오틱스는 특정 균주만을 먹는 것이고 장내 세균총(마이크로바이옴)은 하나의 생태계이기 때문에 프로바이오틱스가 도움이 될지말지는 개별적 특성에 따라 다르다. 그래서 2주간 복용해보고 가스차는 증상이 덜해지는지 확인해보고, 나에게 맞는 제품을 계속 찾아야 함... 좋은 마이크로바이옴(장내세균 조성 전체)을 그대로 복용하는 것도 괜찮겠으나, 아직 개발중인 것으로 알아요. 그리고 전문의약품으로 나올 것..
4. 크게 신경 안써도 될 것 같긴 한데... vit B6을 따로 복용한다면 이것은 끊는 것이 좋습니다.(진균 증식 방지)
[내과에서의 치료]
1. 항생제를 짧게 처방할 수 있다. 증식된 세균의 종류에 따라 처방하게 되는데, 길게 처방하기는 어려움. 세균 종류가 다양하므로 항생제 처치로 큰 효과를 못 볼 수도 있다.
2. 기저질환을 치료. 다양하게 접근 가능.
[한의원에서의 치료]
한약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베르베린이라는 성분을 포함한 한약재를 사용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헛배가 부르고 빵빵한 경우에 후박을 많이 사용하는데... 베르베린이 주 성분인 황금, 황련 등의 약재를 적절히 사용해야할 수 있습니다. '후박' 위주의 처방을 구사한 것은 '비만증(痞滿症 뱃 속에 가스가 차서 답답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고 '황금, 황련'이 들어가는 것은 '탄산, 조잡, 애기' 등의 증상으로 판단한 것입니다. 한열 증상 중 어디에 속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인데... 이게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ㅠㅠ 이 부분은 검사수치보다는 증상의 조합과 맥진, 복진, 설진 등... 한의학적인 진단 기술(변증)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치료 확률이 높습니다.
요건 제가 모 카페에서 댓글 달았던 내용을 그냥 긁어왔습니다. 아까워서...
SIBO와 동시에 과민성 대장 증후군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대체로 신경을 쓰면 배가 싸르르 아프거나 설사를 하는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공통적인 식단은 FODMAP이라고 불리는 식이를 피하는 것입니다. 발효되어 가스가 찰 수 있는 식품들입니다.
인터넷에 치면 많이 나옵니다. 아래에 포함된 음식들은 피해주시면 됩니다.
은근히 소화기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식품들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양배추나 브로콜리 같은 것들이요. 이런 것들은 워낙에 개별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들이니 식품을 하나하나씩 먹어보고 결정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가스가 차는 증상에 있어서는 '양배추(즙)를 드세요, 저는 효과봤어요.'라는 조언이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3. 내장-체성 반응(viscero-somatic response) 이상
내장 체성반응은 정골의학에서 시작한 개념입니다.
문제가 있는 내장기에서 구심성 교감신경을 통해 척수로 유입된 신호가 척수분절에서 분기발산(wide divergence branch)하여 해당 내장기의 혈관을 수축시키고 동일한 분절의 피부에 통각과민을 유도합니다. 그에 따라 장을 둘러싼 복강의 움직임을 제한하여 가스 배출이 늦추어질 수 있고, 임상적으로 환자는 소화가 되지 않고 가스가 찬다고 호소할 수 있습니다.
위의 분절을 참고하여 치료하면 됩니다. 침 치료와 추나치료(오스테오파시를 포함)를 통해 호전될 수 있습니다.
다른 방법들도 있겠으나... 워낙 이 분야에서는 현대 한의학적 치료방법이 뛰어납니다.
#4. 심신증(psychosomatic disease)
심신증은 정신적인 원인이 신체에 영향을 주어 나타나는 것을 말합니다.
러프하게는 '스트레스'라고 봐도 되겠습니다.
다만 위와 같은 문제들을 먼저 배제하지 않고 환자를 심신증으로 몰고가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심신증으로 인한 복부팽만이라면 실제로는 가스는 차지 않습니다. 다만 환자는 가스참을 강하게 호소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환자는 강력한 트라우마 사건이나 억압된 감정이 관찰될 수 있으니, 그러한 부분을 잘 해소할 수 있도록 상담이 필요하겠습니다.
한의학에서는 간기울결, 칠정상 등으로 분류합니다.
#5. 기타 복합적인 원인들, 혹은 기저질환을 가진 경우
기저질환이 있다면 그것을 먼저 호소해야 합니다. 다만 복부 팽만감만 느껴지는 경우라면 이 글 안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위염으로 가스도 차는 경우라면 당연히 속이 쓰리고 아프겠죠?
복통, 설사 등등의 다른 증상이 동반되지 않고 가스만 차는 경우는 대개 위의 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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