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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영양, 건기식

죽음의 열매, 빈랑에 대한 한의사의 생각

by KMDK 2022. 10. 13.

얼마나 위험하길래‥중국, '죽음의 열매' 빈랑 판매 금지 (imbc.com)

얼마나 위험하길래‥중국, '죽음의 열매' 빈랑 판매 금지

최근 구강암으로 숨진 중국의 한 가수가 죽기 직전까지 절대로 먹지 말라고 당부한 나무 열매가 있습니다. 천연 식물껌으로 유명한 빈랑나무 열매인데요. 1급 발암물질이 들...

imnews.imbc.com


빈랑이 요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네요. 빈랑이 어떤 식물인지, 그리고 한의사로서 빈랑 사태에 대한 생각이 어떠한지 한번 끄적여보려고 합니다.

빈랑은 야자나부과의 식물인 빈랑(Areca catechu L.)의 열매입니다.
중국 남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에 자생하는 식물로, 대만에서는 카페인/니코틴/알코올에 이어 4번째로 흔한 중독성 자극제입니다. betel quid라 하여 빈랑의 씨앗, 빈랑의 잎, 라임 등으로 구성된 기호식품이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4억명의 사람들이 betel quid를 씹는다고 하네요.


빈랑이 요즘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이유는 구강암과의 연관성 때문입니다.

빈랑에는 arecoline이라는 물질이 있는데, 이것이 발암물질입니다. 100g의 빈랑에 최대 600mg의 arecoline이 들어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매년 30-40만명의 구강암 환자가 발생하는데, 58%가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발병한다고 합니다. 동남아지역에서 씹어먹으니 어느정도 연관성이 있을 것 같은데요. 실제 빈랑을 씹는 사람들의 0.9%~4.7%에서 구강암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감이 잘 안오실텐데, 이정도면 상당히 높은 수치로 빈랑 저작과 구강감은 뚜렷한 연관성이 있는 것입니다. 빈랑을 씹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中 판매 금지한 '빈랑' 한약재로 국내 유통...이대로 괜찮을까 < 정책·법률 < 보건·정책 < 기사본문 - 팜뉴스 (pharmnews.com)

中 판매 금지한 '빈랑' 한약재로 국내 유통...이대로 괜찮을까 - 팜뉴스

중국에서 빈랑 나무 열매에 대한 대대적인 판매 금지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우리 국민들의 공포심도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발암물질을 함유한 빈랑나무 열매의 씨앗과 껍질이 각각 \'빈랑자\

www.pharmnews.com


아니, 근데 이거는 ㅋㅋㅋㅋ

식약처의 반응이 정확합니다. 생 빈랑을 껌처럼 씹어서 먹으니 구강암이 발생하는 것이지요. 빈랑 씹어먹는거는 3차병원 가서 씹어먹어서 보고되었나... ㅋㅋㅋ

한약의 전문가가 누구죠? 한의사/한약사입니다. 약사도 전문가로 끼워줄 수 있는데, 위의 의견을 보니 전문가가 아닌 것 같네요. 제 의견을 풀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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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용 빈랑 역시도 arecoline을 포함하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1. arecoline을 포함한 알칼로이드 성분은 대개 가열을 통해 용량이 줄어들고, 독성이 줄어듭니다.
빈랑을 100도에서 8시간 가열하면 알칼로이드가 50% 감소하고, 물로 30분간 달이면 80%가 감소합니다.

보통 한약으로 사용할 때는 탕전을 하는데, 평균적으로 끓는 물에서 2시간 정도 달입니다. 30분만 달여도 80%가 감소하니, 탕전은 비교적 안전성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거는 뚜렷한 원인물질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요.

약국에서 유통되는 연조제나 과립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전탕액을 베이스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요. 오히려 공정 과정에서 열처리가 더 들어가고, 부형제 등으로 유효성분이 줄어들기 때문에 arecoline으로 인한 발암성은 매우 떨어진다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빈랑은 열매의 전체가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열매의 껍질과 속을 분류하여 사용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껍질을 벗기기 위해 한번 삶습니다. 사실 이거는 원래 그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껍질을 벗기기 쉽도록 하기 위한 공정입니다. 오히려 현대에서 빈랑을 한약재로 사용할 때는 열처리가 굉장히 많이 들어가는 거죠.


2. arecoline의 발암물질의 등급은 2B입니다.

Group 1: The agent is carcinogenic to humans.
Group 2A: The agent is probably carcinogenic to humans.
Group 2B: The agent is possibly carcinogenic to humans.
Group 3: The agent is not classifiable as to its carcinogenicity to humans.
Group 4: The agent is probably not carcinogenic to humans.

커피나 김치와 같은 수준으로 간주되는 발암성이 있습니다. 이걸 중독성있게 계속 생 것으로 씹어대니 문제인 것이지, 약용으로 사용하는 정도로 구강암이 생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무슨 당뇨혈압약처럼 맨날 먹는 게 아니잖습니까. 그리고 님들 한약의 맛을 음미하면서 드시는 분들이 계신가요? 대부분 그냥 호로록 삼켜버리죠. 구강 내의 노출 시간에서도 껌으로 씹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겁니다. 결국 용량과 노출시간의 문제입니다.


3. 빈랑을 약용으로 쓰는 경우 소식도체(消食导滞), 즉 체한 것을 내려주는 용도로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위장운동활성 기능이 뚜렷하기 때문에요.

여러분은 까스활명수가 소화에 좋다고 해서 매일 먹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체기가 내려가면 그만 먹는 것이 일반적인 빈랑의 쓰임입니다.

더구나 소식도체의 효능을 키우기 위해서 초초(炒焦)하여 사용합니다. 이런 것들을 한약재의 수치법이라고 합니다. 초초란 갈색 정도로 볶는 것을 말합니다. 그림을 보시죠.

진짜로 이런 식으로 웍에다가 볶습니다. 가열을 하게 되면 빈랑의 arecoline이 줄어든다고 했었죠? 대부분 초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약용으로 쓰는 것은 큰 문제가 없는 것입니다. 또한 이렇게 볶아주게 되면 DDMP, 5HMF, maltol 등의 성분이 생기게 되는데, 이것이 위장 운동을 활성화시켜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4.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arecoline을 100mg/kg으로 14일간 경구투여하였을 때, 아무런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보고도 있긴 합니다. 물론 인간대상이 아니고, 기간이 짧으므로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만. 그보다 훨씬 소량을 사용하며 복용기간도 대부분 15~30일 정도에 그치니, 빈랑으로 인한 구강암은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Evaluation of Arecoline Hydrobromide Toxicity after a 14-Day Repeated Oral Administration in Wistar Rats - PMC (nih.gov)

Evaluation of Arecoline Hydrobromide Toxicity after a 14-Day Repeated Oral Administration in Wistar Rats

A subchronic toxicity test was conducted in rats on the basis of a previous acute toxicity test to evaluate the safety of arecoline hydrobromide (Ah), to systematically study its pharmacological effects and to provide experimental support for a safe clinic

www.ncbi.nlm.nih.gov



5. 빈랑은 원래 과량이나 장기간 사용에 대한 독성이 있는 약재입니다. 이거는 최근에 밝혀진 것이 아니라 예전부터 그렇게 인식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즉, 어느정도 경험적인 용량과 수치법이 정해진 것이죠. 물론 현대에 들어와서 더 정교하게 다듬어졌구요. 특히 빈랑이 들어가는 환, 산제는 탕전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초()를 확실하게 해야죠. 그래서 환제는 조심해서 쓰는 게 좋습니다. 탕전이라는 방식이 상당히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식입니다. 민간에서 개밥처럼 풀떼기를 많이 넣어서 달여먹으니 문제죠.


* 결론 :

1. 빈랑 열매 씹지 마라.
2. 한약재 빈랑 괜찮다.
3. 모르면 가만히 좀 있거나 제대로 알아보고 씨불이자.
특히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라고 해서 니가 다른 분야도 잘 아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제발 좀 겸손해라.
4. 아무거나 주워먹고 한약먹었다고 좀 하지마라.
5. 쥐꼬리만한 지식으로 임의복용 좀 하지마라. 한약도 약이다.
빈랑에서 보듯이 한약재 중에는 독성이 있는 것들이 있고, 그것을 중화하기 위해 수치(가공)를 하거나 용량/기간 제한을 하는 것임.


사건 5)
빈랑의 저작시 구강암 발생율이 높아짐.
일반인 : 빈랑의 가공에 주의하고 장기사용에 주의해야겠다. 특히 생용은 하지 말자.
혐한충 :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


* 참고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 (kmcric.com)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

Korean Medicine Convergence Research Information Center

www.kmcr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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